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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시 N과 S의 차이

 

분명 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대화가 겉도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설명을 못 하는 건지, 상대가 이해를 못 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해외영업을 13년 하면서 저도 이런 순간을 수없이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따라가 보면 꽤 많은 경우 MBTI의 N과 S 차이가 있었습니다.

MBTI에서 N(직관)과 S(감각)는 세상을 대하고 이해할 때 직관과 오감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N은 보이는 것 너머의 의미와 가능성을 먼저 읽고, S는 눈앞에 있는 사실과 경험을 먼저 믿습니다. 그래서 대화가 잘 안 통한다고 느껴질 때는 혹시 N과 S에서 오는 차이가 아닌지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소고기가 혓바닥에서 탭댄스를 춘다고요?

N과 S는 대화할 때 표현부터 조금 다릅니다. 특히 N의 표현을 S는 이해하기 힘들어하거나, 속으로 '쟤는 4차원인가? 무슨 저런 생각을 하지?' 하고 느끼곤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소고기를 먹는 자리입니다.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N 성향의 한 친구가 이렇게 외칩니다. "와! 소고기가 내 혓바닥에서 탭댄스를 추는 듯한 맛이야!" 같은 N인 친구들은 이게 '정말 맛있다'는 표현이라는 걸 바로 알아듣고 함께 웃습니다. 그런데 S 성향인 친구는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맛인데? 맛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대화가 이렇게 흘러가면 N인 친구 입에서 "너는 왜 이렇게 센스가 없어?" 하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S인 친구는 S인 친구대로 '쓸데없이 말을 돌린다'고 느끼고요. 한쪽은 무시당했다고 서운하고, 다른 한쪽은 답답합니다. 고기는 맛있는데 분위기는 어색해집니다.

하지만 이건 누가 센스가 없어서도, 누가 이상해서도 아닙니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N에게 비유는 느낌을 가장 생생하게 전하는 방법이고, S에게는 구체적인 감각이 가장 정확한 설명입니다. 같은 '맛있다'를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지인들에게는 MBTI를 직접 물어보고 고객들은 평소 쓰는 표현이나 대화를 통해 유형을 추정합니다. 그런 다음 N인 분에게는 상상력을 조금 더 섞어 신나고 실감 나게 이야기하고, S인 분에게는 오감에 기반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다시 소고기 자리로 돌아가 볼까요. S인 친구를 위해서라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기 육질이 부드러운데 육즙이 입속 가득 퍼지고 고소해서 너무 맛있네." 탭댄스는 없지만, S인 친구는 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한 점 더 집어 듭니다.

반대로 S인 사람이 N인 친구와 이야기할 때도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의 비유를 "그게 무슨 말이야?" 하고 끊기보다, "그 정도로 맛있다는 거지?" 하고 한 번 받아 주는 것입니다. 그 한마디면 N인 친구는 자기 말이 제대로 전해졌다고 느끼고, 대화는 다시 즐겁게 굴러갑니다. 상대의 언어로 완벽하게 말하지 못해도, 상대의 언어를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2. 숲을 보는 N, 나무를 보는 S

표현만 다른 게 아닙니다. 바라보는 관점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N 성향은 나무보다 숲을, 디테일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그리고 현재보다 미래의 청사진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반면 S는 숲보다 나무를, 새로운 아이디어보다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그리고 먼 미래보다 바로 지금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 차이는 회의실에서 특히 잘 드러납니다. N은 "이걸 하면 3년 뒤에 우리가 어떤 모습이 될까?"를 묻고, S는 "그래서 다음 주 월요일에 누가 뭘 하면 되는데?"를 묻습니다. 둘 다 꼭 필요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서로의 질문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면, N은 S를 '꿈이 없는 사람'으로, S는 N을 '뜬구름 잡는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숲만 보면 발밑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무만 보면 길을 잃습니다. 좋은 팀일수록 N과 S가 섞여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대화할 때만큼은 상대가 어느 쪽을 먼저 보는 사람인지 알고 말을 꺼내야 내 이야기가 제대로 가 닿습니다.

 

3. 고객이 N인지 S인지에 따라 제안을 바꾸는 법

영업 현장에서 저는 이 차이를 제안 방식에 그대로 적용합니다. N 성향의 고객을 만날 때도 물론 사실에 기반한 실질적인 데이터와 효과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제가 제안하는 솔루션이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주는지 상상할 수 있도록 마일스톤 쪽에도 함께 힘을 줍니다. 1년 뒤, 3년 뒤 이 솔루션이 고객의 회사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면 N 고객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반면 S 성향의 고객은 미래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그림은 참고 정보 정도로만 짧게 전하고, 이 솔루션이 현실적으로 바로 어떻게, 누구에게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그러려면 프로세스는 어떻게 가져가면 되는지 같은 실질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S 고객에게는 화려한 비전보다 '다음 달부터 이 부서의 이 업무가 이렇게 줄어든다'는 한 문장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고객의 유형을 짐작할 때는 그분이 평소에 어떤 질문을 하는지를 눈여겨봅니다. "이게 앞으로 어떤 의미가 있죠?", "다른 데에도 응용할 수 있을까요?"처럼 가능성과 의미를 묻는 분은 N에 가깝고, "구체적으로 얼마나 걸리나요?", "다른 회사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썼나요?"처럼 사실과 사례를 묻는 분은 S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처럼 N과 S 성향의 분들을 대할 때는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이해도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이 부분만 신경 써서 이야기해도 훨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MBTI 한 글자로 사람을 다 알 수는 없으니, 유형은 짐작의 출발점으로만 두고 실제 대화에서 상대의 반응을 계속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탭댄스'처럼 말하는 친구와 '그래서 무슨 맛인데?'라고 묻는 친구가 있나요?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댓글로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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