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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성향 꿀팁 골프 필드라운드

해외영업을 13년 하면서 수많은 고객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어떤 자료를 들고 갈지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만남의 만족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대화 내용보다 '시간'이었습니다. 얼마나 오래, 언제, 어떤 자리에서 만나느냐에 따라 같은 사람과의 같은 대화도 전혀 다르게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고객이나 지인을 만날 때 상대가 I(내향) 성향인지 E(외향) 성향인지를 먼저 떠올리고, 그에 맞춰 시간을 짭니다. MBTI에서 I와 E는 수줍음이나 말수를 나누는 기준이 아닙니다. 에너지를 어디서 얻고 어디에 쓰느냐의 차이입니다. I는 혼자 있는 시간에 에너지를 채우고, 사람을 만나는 동안 그 에너지를 씁니다. E는 반대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에너지가 차오릅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만남을 짜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 I형은 짧고 편하게, 끝이 보이는 만남으로

I 성향인 분들은 만나면 분명히 반가워합니다. 표정도 밝고, 이야기도 잘 들어 줍니다. 그런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힘들어하는 게 보입니다. 대답이 짧아지고, 시계를 한 번 더 보고, 웃음이 처음보다 옅어집니다. 저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 자체가 에너지를 쓰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I 성향 고객과는 최대 1시간 반을 넘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주로 점심을 함께 먹고, 근처에서 차 한 잔까지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점심 자리는 시작과 끝이 자연스럽게 정해져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상대도 '오후 업무 전까지'라는 끝을 알고 있으니 마음 편하게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저녁 자리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지인들의 경우는 조금 더 여유를 둡니다. 그래도 최대 3시간입니다. 이때도 저녁보다는 주로 점심을 먹고 차 한 잔을 하는 쪽으로 잡습니다. 3시간을 넘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3시간이 넘어가면 함께 있어서 좋은 마음도 여전하지만, 한편으로는 에너지를 조금씩 빼앗겨서 집에 가고 싶어지거든요.

중요한 건 그 마음이 들기 전에 헤어지는 것입니다. 좋을 때 일어나면 상대는 '오늘 즐거웠다'는 기억만 가지고 돌아갑니다. 지칠 때까지 붙잡아 두면 마지막의 피곤함이 그날 전체의 인상이 되어 버립니다. 짧게 만나는 것이 아쉬움을 남기는 게 아니라, 다음 만남을 기다리게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2. E형은 길고 넉넉하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만남으로

E 성향 고객은 정반대입니다. 이분들과는 오히려 시간을 넉넉하게 잡으려고 합니다. 이야기가 무르익을수록 표정이 더 밝아지고, 처음보다 끝날 무렵에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곧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E 성향 고객과는 주로 저녁 식사로 약속을 잡습니다. 식사가 끝나면 맥주나 와인처럼 고객이 좋아하는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미리 동선을 짜 둡니다. 식당을 고를 때부터 근처에 분위기 좋은 바나 펍이 있는지 같이 살펴보는 식입니다. 2차를 억지로 권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끊지 않고 이어 가는 데 신경을 씁니다.

이분들에게 한 번 제대로 만나서 만족감을 주려면 최소 3시간은 넘기려고 합니다. 1시간 반 만에 점심만 먹고 헤어지면 E 성향 고객은 오히려 '바쁜데 시간 내 준 것' 정도로만 기억합니다. 반대로 충분히 이야기하고, 웃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들어야 '이 사람과 잘 통한다'는 인상이 남습니다.

지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E 성향 지인과 주말에 만나면 점심부터 저녁까지 일정을 쭉 짤 때도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함께 걷거나 무언가를 하고, 저녁까지 이어지는 하루가 이분들에게는 피곤한 일정이 아니라 '알찬 하루'입니다.

처음 만나는 고객이라 I인지 E인지 잘 모를 때는 일단 점심 약속으로 시작하는 편입니다. 짧은 자리에서 상대가 먼저 "한 잔 더 하실래요?" 하고 시간을 늘리려 하는지, 아니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자리를 정리하려 하는지를 보면 어느 쪽에 가까운지 대략 감이 옵니다. 그다음 만남부터 그 신호에 맞춰 시간을 짜면 됩니다. 짧게 시작해서 늘리는 건 쉬워도, 길게 잡았다가 줄이는 건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같은 3시간이 I형에게는 상한선이고, E형에게는 출발선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만나면, 누군가는 지치고 누군가는 아쉬워한 채로 돌아가게 됩니다.

 

3. 저만의 꿀팁, I형 고객의 마음이 열리는 5시간 골프

여기서부터는 제가 영업 현장에서 직접 써 온 방법입니다. I 성향 고객은 짧게 만나는 게 편하다 보니, 업무 외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세세하게 알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몇 년을 거래해도 가족 이야기나 요즘 고민 같은 건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점심 자리에서 불쑥 개인적인 질문을 던지면 오히려 벽이 생깁니다.

이럴 때 저는 고객의 취미를 함께하려고 합니다. 특히 승진에 욕심이 있는 KEY MAN들은 골프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프를 함께 치게 되면 필드 라운드에만 최소 5시간, 여기에 식사까지 한 번 하면 꽤 오랜 시간을 함께 붙어 있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I 성향 고객도 이 긴 시간을 크게 힘들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주 앉아 계속 대화를 이어 가야 하는 자리와 달리, 골프는 공에 집중하는 시간이 있고 카트로 이동하며 쉬는 틈이 있습니다. 대화가 끊겨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함께 몇 홀을 돌고 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조금씩 열립니다.

바로 이때가 평소에 물어보지 못했던 개인적인 질문을 꺼낼 수 있는 좋은 타이밍입니다. 회의실이나 점심 자리에서는 나오지 않던 이야기가 필드 위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나옵니다. 이건 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똑같습니다. I 성향 지인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오래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자리보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물론 같은 I, 같은 E라도 사람마다 편한 시간과 방식은 다릅니다. 유형은 출발점일 뿐이고, 결국 답은 눈앞의 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있습니다. 상대의 대답이 짧아지는지, 표정이 더 밝아지는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만남의 만족도는 달라집니다.

여러분은 I형과 E형 중 어떤 분과 만날 때 시간 맞추기가 더 어려우셨나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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